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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사웹진
황혜정 기자
마실 때는 좋지만 버릴 때는 골칫거리로 전락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음료가 든 플라스틱 컵이다. 여름철이면 길 가는 사람마다 한 손에 쥐고 있는 플라스틱 컵은 잠시 뒤 쓰레기통에 내용물이 든 채 그대로 버려진다. 음료 쓰레기통이 없기 때문이다.
SIM대 국제 경영과에 재학 중인 김서현 양(19)은 지하철역에서 음료수를 버릴 때 불편함을 느꼈다. 지하철을 타기 전 음료수가 든 컵을 버리고 싶어도 일반 쓰레기통만 있어 화장실까지 가서 버려야 했기 때문이다. 직장인 신민정 씨(27)도 마찬가지로 음료를 버릴 곳이 없어, 다 먹지 못한 음료수를 버리고 타기 위해 화장실까지 가서 버린 경험이 있다.
음료수 쓰레기로 인한 분리배출의 어려움
일반 쓰레기통에 음료수가 든 컵을 그대로 버리면 분리배출이 어려워진다. 원칙 상 오염된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환경공단의 공식 블로그에는 분리배출 4원칙을 설명한 포스터가 있다. 포스터에 따르면 음료 컵을 버릴 때 용기 내부를 완전히 비우고, 묻어있는 이물질을 깨끗이 세척한 후 라벨과 뚜껑을 품목에 맞게 분리한 뒤 배출해야 한다.
관악구청 홈페이지에서는 분리배출 대상을 명시한 표가 나와 있다. 표를 통해 음료수가 다른 쓰레기에 묻는다면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조차 재활용하기 힘들어짐을 알 수 있다.
한국환경공단 분리배출부서는 음료수와 같은 이물질이 다른 쓰레기에 묻으면 재활용 과정에서 전부 세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청소할 때 힘들다고 했다. 또 새로운 재생원료를 만들 때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얼룩이 지기 때문에 품질이 저하된다고도 말했다.
지하철역 내 음료수 쓰레기통의 시범 운영
남은 음료수로 시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지하철역에 음료수 쓰레기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음료수 쓰레기통은 주로 환승역과 수송 인구가 많은 역에 시범 설치됐다. 서울교통공사 환경 관리 담당 부서는 1년에 약 50개 정도를 설치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계속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하철역 내 청소 담당 관계자 임영순 씨(60)는 그동안 음료가 든 컵을 그대로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이 많아 분리수거에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컵 안의 음료가 쏟아지면서 봉투가 무거워져 들어 올리기조차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임 씨는 “음료가 주변 쓰레기에 묻으면 직접 모든 쓰레기를 꺼내 물로 씻어야 해서 일반 쓰레기보다 청소가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음료수 쓰레기통이 생기고 나서는 음료를 그냥 버리는 사람이 전보다 줄어 청소가 편해졌다며 미소 지었다.
버스 정류장 주변 음료수 쓰레기통의 필요성, 그러나 설치하지 못하는 이유
쓰레기통에 음료수가 그대로 버려지는 모습은 지하철역뿐만 아니라 버스 정류장 옆의 쓰레기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18년 신설된 서울 시내버스 내 일부 음식물 반입 금지 조례에 따라 시내버스 운전자는 여객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판단되면 음식물이 담긴 일회용 포장 컵의 운송을 거부할 수 있다. 음료가 든 컵은 여객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판단되는 물품이기 때문에 버스에 탑승하기 전까지 음료수를 다 마시거나 미리 버리지 못한 승객은 음료 컵을 버리고 타야 한다. 그러나 쓰레기봉투가 없는 경우 정류장 의자나 주변에 음료수 쓰레기를 버려두는 경우가 생겼다.
버스 정류장 주변에 음료수를 버릴 곳이 없어 불편했던 경험이 있는 직장인 이다은 씨(27)는 음료수 쓰레기통이 없어 길거리가 오염된다고 말했다. 구석진 장소에 테이크아웃 컵이나 캔, 플라스틱 음료통이 버려지면 그 장소가 쓰레기장이 돼 사람들이 죄다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이다. 길가에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를 매일 보는 경민대 간호학과 원종명 씨(23)는 단순히 음료수만 버리는 쓰레기통보다 남은 음료와 얼음을 버릴 수 있는 통과 빨대, 종이, 플라스틱, 비닐까지 분리해서 버릴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불편함이 있지만 버스 정류장 근처에 음료수 쓰레기통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쓰레기통의 설치가 관할 지역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따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음료수 쓰레기통의 설치를 강제할 수 없다. 환경부 폐자원 관리과는 음료수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음료수 쓰레기통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에 따라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부분이라 설치를 강제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음료수 쓰레기통, 이대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서대문구청 청소행정과는 2017년 신촌에 음료수 쓰레기통을 설치했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음료수 쓰레기통은 철수됐다. 시민들이 음료만 버리지 않고 컵과 같은 다른 쓰레기까지 함께 버려 오히려 무단투기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무단투기와 같은 부작용이 더 커져서 버스 정류장에 음료수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게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서대문구청 청소행정과의 인터뷰에서도 음료수 쓰레기통의 설치가 어려운 이유를 밝혔다.
이 문제는 지하철 내 음료수 쓰레기통과도 연결된다. 지하철역 내 청소 담당 관계자 임영순 씨(60)는 음료수 쓰레기통의 단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잘 활용하는 사람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아요.”
지하철역 내 음료수 쓰레기통은 세면대 형식으로 돼 있다. 세면대 형태의 중앙에 물이 빠지는 구멍을 통해 음료수가 빠져나간다. 그러나 이 구멍의 팝업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 많아 물이 고이지 않도록 수시로 구멍을 다시 열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구멍 사이로 담배와 같은 쓰레기를 함께 버리는 경우 쓰레기 처리의 어려움이 커진다. 음료수 쓰레기통은 분리배출에는 효과가 있을지라도 음료 외의 다른 이물질을 넣는 행위를 규제하지 않으면 현재 설치된 쓰레기통을 유지하기조차 힘들다.
서울교통공사 역사 환경 관리 부서는 계속해서 청소 담당자와 상의하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물질을 넣지 못하도록 음료수 쓰레기통의 형태를 바꿔 설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해결책
환경 문제의 더욱 효과적인 해결책을 위해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것은 애초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거나, 분리배출을 잘 해야 된다는 것이다.
2019년 8월 진행한 환경부의 ‘데일리 텀블러 캠페인’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컵을 모아오거나 텀블러를 사용해 음료를 사는 것을 인증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플라스틱 컵 대신 텀블러의 사용을 생활화하는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으로도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현재 분리배출이 가장 잘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은 이물질을 제거해서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냥 버리는 경우다.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이물질을 전부 세척하기는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배출 단계에서부터 국민 인식을 제고해야 합니다.“ 한국환경공단 폐기물관리처 순환자원정보부에서는 국민 인식 제고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