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폐지, 그 이후

심영은 기자

올 2월 25일 자로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가 종료됐다.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후로 약 16년 만이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이하 실검)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검색한 키워드의 빈도수를 반영해 순위로 보여줬다. 다양한 사용자의 관심사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혹은 지진이나 태풍 같은 재난 상황을 알려줌과 같이 유용하게 쓰였다. 그러나 2월 4일, 네이버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실검 서비스 폐지를 알렸다.

▲ 네이버는 공식 블로그 ‘네이버 다이어리’를 통해 실검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다. (출처=네이버 다이어리)

실검은 왜 폐지됐나

네이버는 사용자들의 능동적인 정보 확보를 위해 실검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모바일이 국내에 상륙한 지 10여년. 인터넷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한 사이, 사용자들은 더욱 다양한 정보를 검색하게 됐다. 검색어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검색어 종류의 수(UQC, Unique Query Count)’는 33.6배 증가했다. 사용자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실검만으로 대표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작년 2월 포털 사이트 다음도 실검을 폐지했다. 2019년 10월 25일 다음의 뉴스 및 검색 서비스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가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 올리기, 일명 ‘실검 챌린지’는 실검 순위를 여론 형성의 장으로 만들었다. 실검이 상업적,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등장했다. 2019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실검 문제가 불거졌다. 야당 측에서 ‘실검이 여론 조작으로 쓰이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사회적으로 실검의 신뢰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 2019년 네이버 실검 순위에 ‘조국힘내세요’와 ‘조국사퇴하세요’가 각 1, 2위에 오른 모습. (출처=한국경제)

실검 폐지 이후 여론 왜곡은 줄어들었을까

실검이 폐지된 지금, 여론 형성 과정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부경대 식품공학과 서기연 씨(21)는 실검이 마케팅이나 여론 형성에 쓰였다는 점을 부정적으로 느꼈다. 일명 ‘실검 전쟁’이라 불리며 다툼의 장으로 변질돼버린 실검 서비스를 보며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실검 폐지 이후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됐다.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박현아(21) 씨는 실검 순위에 오르기 위한 목적으로 생산됐던 기삿거리가 줄어들었음을 체감했다. 자사 마케팅에 집착하는 사람도 감소했다. 특히 연예인에 대한 루머나 가십거리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느꼈다.

실검 폐지 이후 인터넷 언론사들의 태도는 변했다. 디지털타임스 디지털뉴스부 김광태 부장(50)은 “실검이 폐지된 이후 독자를 유입하기 위한 과도한 어뷰징이나 기사 노출에 대한 언론사들의 관심이 많이 사그라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실검 폐지 이후 어떤 기사가 시민들의 관심을 더 받는지 고민한다. 수백 개의 언론사가 타사보다 더 주목받는 기사를 발굴하고자 하는 노력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실검의 순기능을 이용할 방법을 찾아야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용환승 교수(60)는 실검 폐지의 한계를 지적했다. 실검의 대안인 구독과 해시태그로 콘텐츠를 추천 및 제공하는 방법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단지 실검이 가지는 문제가 실검의 순기능보다 더 커서 폐지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용 교수는 실검 폐지보다 순기능을 살릴 기술적 방법을 연구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작에 의한 왜곡을 방지하는 기술과 투명한 알고리즘으로 단점을 보완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인류는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왔기에 폐지는 소극적인 해결방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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