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컨설팅 시대, ‘의존’보다는 ‘참고’하는 쪽으로

김진솔 기자

<사진1> ▲퍼스널 컬러가 메이크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숏츠 (출처: 유튜버 ‘쉐리’, ‘미선짱’), <사진2> ▲연예인들의 체형을 분석해 헤어스타일을 추천해주는 영상 (출처: 유튜버 ‘어썸미 AwesomeME’)

유튜브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영상을 마주한 적이 있을 것이다. ‘퍼스널 컬러 진단 후 메이크업 차이ㄷㄷ..’, ‘퍼스널 컬러의 중요성‘ 같은 제목의 영상은 쉽사리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흥미로워 보인다. 위와 같이 연예인들의 체형을 분석해 헤어스타일을 추천해 주는 영상은 영상 게시 1년 만에 조회 수 100만 회를 넘겼다. 퍼스널 컬러를 모르면 꾸밀 줄 모른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신을 진단하고 가꾸는 것이 대중화되어 버린 세상, 이제는 체형과 얼굴형까지 분석하는 퍼스널 컨설팅 시대가 열렸다.

 퍼스널 컨설팅에 대해 아시나요?

본래 ‘퍼스널 컨설팅’이란, 이미지 컨설팅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향상하고, 직업, 개성, 개인 성향에 따라 가장 바람직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그러나 ‘퍼스널 컬러 붐’이 온 이후, 얼굴부터 체형까지 분석해 스타일을 추천해 주는 컨설팅 업체가 성행하게 되었다. 퍼스널 컬러와 패션 스타일 컨설팅, 체형 분석 등을 모두 포괄해 ‘퍼스널 컨설팅’으로 부르는 시대가 도래했다.

<사진3> ▲ 퍼스널컬러 진단 결과지, <사진4> ▲ 톤 별 어울리는 스타일, 이미지

퍼스널 컨설팅 중 가장 대중화되어 있는 것은 ‘퍼스널 컬러’ 진단으로, 피부 톤에 어울리는 색을 웜톤, 쿨톤이나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진단한다. 또한 퍼스널 컬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명도와 채도를 세부적으로 나누어 보다 정밀한 진단이 이뤄진다. 실제로 퍼스널 컬러를 진단해 보았을 때, 단순히 톤을 진단하는 것 외에도 어울리는 헤어 컬러, 파운데이션, 베이스, 액세서리 등을 구체적인 제품과 함께 추천해 주며 전체적인 이미지까지 구상해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5> ▲ 퍼스널 컬러를 진단하는 Basic단계와 체형 분석을 함께 진행하는 Premium 단계 가격 (출처: 네이버 [담쁨 뷰티컨설팅] 홈페이지)

기존 퍼스널 컬러 진단비에 비용을 더 지불하고 체형 진단까지 받는 컨설팅 숍도 존재한다. 체형을 스트레이트, 내추럴, 웨이브 체형으로 나누어 체형마다 어울리는 스타일이나 옷 브랜드 등을 추천해 주는 ‘퍼스널 체형 진단’을 ‘Premium’ 단계를 선택하여 받을 수 있다.

 퍼스널 컨설팅 유행, 따라가야할 것 같아요

<사진6> ▲ 런닝맨 출연진의 퍼스널 컬러를 진단하는 영상 썸네일 (출처: SBS런닝맨 유튜브 공식채널), <사진7> ▲ 다양한 캐릭터와 인물의 퍼스널 컬러를 분석하는 글 (출처: 포스타입 ‘미지근’ 포스트)

퍼스널 컬러-퍼스널 컨설팅은 현재 각종 예능, 유튜브 등의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다. 걸스데이 출신 배우 혜리가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는 영상의 조회 수가 305만 회를 기록하고 있으며 SBS 대표 예능 ‘런닝맨’의 퍼스널 컬러 진단 클립 조회 수가 370만 회를 달성했다. 그 외에도 장원영, 아일릿 등 많은 연예인들의 얼굴과 체형을 분석하며 본인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해 주는 콘텐츠, 심지어 유명 캐릭터와 대통령의 퍼스널 컬러를 분석하는 글 등이 우후죽순 업로드되고 있다.

<사진8> ▲ 퍼스널 컬러에 따라 분류된 화장품 진열대 (출처: 네이버 블로그 ‘🎨 4월 올리브영 세일 아이쇼핑 ‘인생내컬’’)

또한 화장품 매장을 방문하면 제품이 웜톤과 쿨톤으로 나뉘어 표기된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피부 톤에 맞는 화장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주로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아본 사람들’에게만 유용하다. 올해 초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아본 학생 김도은(19) 씨는 “어디를 가나 ‘너 퍼스널 컬러 진단 안 받아봤어?’라는 질문을 받으니 (퍼스널 컬러 진단을) 안 받아볼 수가 없었어요. 특히 화장 유튜버, 화장품 이름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온갖 제품이 웜톤과 쿨톤으로 분류되어 나오고, 알고리즘에 계속 퍼스널 컬러에 따른 화장법을 소개하는 영상이 뜨니까요”라고 말했다. 퍼스널 컬러를 알아야 ‘제대로 된 구매’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퍼스널 컬러 진단’의 시대가 온 것이다.

퍼스널 컨설팅 유행이 문제인가요?

퍼스널 컨설팅은 얼굴의 결점을 보완하거나 스타일링에 참고하는 등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그 한계와 부정적인 측면 역시 명확히 존재한다.

 <사진9> ▲ 퍼스널 컬러 진단 가격 (출처: ‘컬러오브유’ 홍대점 네이버 예약페이지)

고등학생 시절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아본 이서윤(19) 씨는 “퍼스널 컬러 진단은 스타일링에 참고할 수 있어 좋았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점이 큰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유명 유튜버들이 퍼스널 컬러 진단을 쉽게 받는 모습을 보고 ‘나도 받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는데, 생각보다 가격대가 높아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10대와 20대의 유튜브 사용률이 매우 높으며 이들은 일반적으로 자금적 여유가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퍼스널 컬러 진단의 유행은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연예인들의 체형을 분석해 스타일링을 추천하는 영상의 경우 과도한 일반화로 인해 개별적인 특성을 무시할 가능성이 있다. 평소 유튜브를 자주 보는 이현서(15) 양의 경우 “특정 체형이 이상적이라는 댓글이 좋아요 수가 많은 걸 보고, 난 해당 체형에 속하지 않아 자존감이 낮아진 경험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청소년이나 젊은 층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퍼스널 컬러 진단에서 ‘여름 쿨’ 진단을 받은 김도은(19) 씨는 “처음에는 ‘나’를 더 알아가는 것 같아 흥미로웠지만,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고 난 뒤부터 계속 여름 쿨 스타일링에 한정된 옷과 화장품만을 고르게 되어 ‘나’의 개성을 잃어버린 느낌을 받았어요”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퍼스널 컬러 진단 숍의 대다수가 ‘전문가’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우려된다. 담쁨 뷰티 컨설팅 홍대점의 컨설턴트 박민영(28) 씨는 “퍼스널 컬러 국가자격증으로는 ‘컬러리스트’ 자격증이 있는데,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분들도 미대를 졸업했다는 사실만으로 ‘전문가의 퍼스널 컬러 진단’이라고 바이럴하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였어요. 그런 숍에서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고 ‘이상하다’는 생각에 저희 숍에 재진단을 요청해 주신 고객님들도 많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가 공인 기술자격인 컬러리스트 자격증에 대해 대다수의 진단 숍이 자격증 유무를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비전문가와 전문가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

퍼스널 컨설팅 열광, 이제는 균형이 필요할 때.

퍼스널 컬러 진단은 자신을 이해하고 최적의 스타일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높은 가격대, 개인의 특성을 무시할 가능성, 비전문가의 참여 등의 문제점이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고, 자신의 판단을 존중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중요하다. 퍼스널 컨설턴트 박민영(28) 씨는 “퍼스널 컨설팅 결과로 나온 단점이 절대적인 단점이 아님을 아는 게 중요합니다. 사람마다 사소한 부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의존하기보단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을 존중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미디어 속 인물들은 나와 ‘비슷할’ 수는 있지만, 똑같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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