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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사웹진
장지연 기자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소식 콘텐츠
먹는 방송의 줄임말인 먹방은 유튜브뿐만 아니라 <맛있는 녀석들>, <줄 서는 식당>과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어왔다. 하지만 과거에 평균 식사량보다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먹방 영상이 인기를 얻었다면 최근에는 이와 반대로 소식하는 사람의 먹는 모습을 담은 ‘소식좌’ 먹방 영상이 새로운 인기다.
소식 콘텐츠가 대중들의 이목을 끌게 된 계기는 2021년 10월 개그맨 김숙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김숙티비>에 올라온 박소현과 산다라박의 먹방 영상이다. 현재 506만 회로 높은 조회수를 보여주는 “소식좌 비긴즈”라는 영상 속 출연자들은 김밥 네 알, 과자 한 입, 치킨 한 조각 등 적은 양의 음식을 먹고 배불러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본 시청자들이 입이 짧은 두 사람을 ‘소식좌’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사진 1> ▲시청자들이 출연자를 ‘소식좌’로 부르고 있는 모습 (출처 = 유튜브 댓글)
이후 산다라박과 박소현의 소식 먹방기를 다룬 흥마늘스튜디오의 <밥맛 없는 언니들>부터 코드쿤스트, 주우재, 안영미 등 연예계에서 대표적으로 입이 짧은 사람들에게 ‘소식좌’라는 타이틀을 붙여 제작된 영상들이 인기를 얻으며 소식의 열풍이 시작됐다. 아래의 검색결과는 ‘소식좌’ 콘텐츠가 먹방 브이로그는 물론 소식하는 법, 다이어트 팁 등 다양한 콘텐츠 나타나는 것을 보여준다.
<사진 2> ▲유튜브에서 ‘소식좌’를 검색한 결과 (출처=유튜브 화면 갈무리)
기존 먹방에 대한 피로도와 환경과 식량 문제에 대한 인식 변화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소식좌 콘텐츠가 일종의 문화적 저항 내지는 카운터 트렌드인 것 같다”라고 말하며, 과거 먹방이 건강과 음식 낭비 등의 문제를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점차 음식을 양보다는 질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하여 “세계적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래의 지속 가능한 환경을 생각하는 젊은 세대들의 미식의 전환 역시 소식좌 콘텐츠가 트렌드를 이루는 데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소식,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소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며 관련 제품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2022년 11월 편의점 GS25는 소식좌들을 위한 도시락인 ‘쁘띠컵밥’을 출시했다. 팔도는 올해 여름 기존 ‘팔도 비빔면’보다 20% 양을 줄인 ‘소식좌 한입 비빔면’을 출시했다. 해당 현상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음식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인기 배달 어플인 ‘배달의 민족’에 ‘소식좌’를 검색했을 때 보이는 화면이다. 소식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존 1인분보다도 적은 양을 메뉴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다. 이는 소식이 콘텐츠로 소비되는 것을 넘어 개인의 식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사진 3> ▲’배달의 민족’ 검색창에 ‘소식좌’를 검색한 결과
그렇다면 사람들이 소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일대학교 연구팀은 2022년 2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칼로리 제한이 장수와 관련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2년간 하루 300kcal 가량 열량 섭취를 줄인 참가자들은 지방 축적이 감소하고 염증 유발 단백질 수치가 낮아져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는 개인의 생활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소식 먹방 중심의 유튜브 채널 <구소애나>를 운영 중인 구소연 씨는 다이어트 강박으로 인한 음식 집착으로 몸 건강이 약화되었고, 이후 건강에 초점을 맞추면서 소식 식습관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소식이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며 “천천히 조급해하지 않고 건강한 재료로 내 몸에 맞는 양만 먹다 보니 더 이상 음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관심사를 가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남은 음식을 억지로 먹었다가 체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적당량만 먹고 나머지는 포장하는 방식으로 식습관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최수민 씨는 다이어트로 인해 시청한 소식 영상을 통해 채식 위주의 식습관과 식생활의 계획을 세우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절식과 다이어트로 이어지는 소식의 부정적 영향
소식이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소식하는 식습관이 과도하게 음식을 제한하는 절식으로 이어진다면 섭식장애와 같은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나 최근 미디어 상에서 소식이라는 이름 아래 초절식 수준의 음식을 섭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헬스조선 김예경 건강 전문기자는 소식은 키와 체중을 고려해 필요 열량에서 70~80%만 섭취하는 식으로 시도해야 하며, 영양 균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절식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며 “절식할 때 피하는 영양소 중 하나가 탄수화물인데 탄수화물이 몸에 들어오지 않으면 두통, 무력감, 만성 피로가 유발된다. 이외에도 칼슘, 비타민, 철분 부족해져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에 걸려 작은 충격에도 심한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소식 식습관을 지닌 사람을 기준으로 평범한 1인분을 섭취하는 사람을 마치 과도한 양의 음식을 먹은 것처럼 표현하거나 이러한 식습관을 바탕으로 한 체형 비교를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2023년 1월 16일 <김숙티비>에 업로드된 영상은 소식좌인 박소현과 산다라박을 44좌로 칭하고 김숙을 66좌로 칭했다. 나아가 ‘같은 옷, 다른 느낌’과 같이 음식 섭취에 관한 차이를 체형 비교에도 적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식을 주제로 한 영상에 ‘다이어트’, ‘개말라’와 같이 체중과 관련된 용어를 붙이는 것은 소식하는 것을 살을 빼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하게 할 수 있다. 구소연씨는 SNS에 소식 영상이 점점 더 많이 올라오고 있으며, 유익한 영상도 있지만 걱정되는 영상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단순하게 소식을 한다는 건 자제에 가깝다. 자제를 하면 그 부분에 집착하게 될 것이고, 집착이 길어지면 강박이 생길 것이다”라고 설명하면서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한 소식보다 개인의 건강을 위한 소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예경 건강 전문기자는 “‘소식좌 영상’을 통해 음식을 즐기게 되는 태도를 배웠지만 영상을 계속 보다 보니 ‘소식좌들의 영상에서 나오는 양이 정상적인 양인가? 저렇게 먹으니 마를 수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녀는 10대와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지나치게 마른 몸을 추구하는경향이 많아 이로 인해 음식 섭취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심어지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우려를 표했다.
지속가능한 균형 잡힌 식습관
최근 소식 이외에도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 등 건강을 위한 식습관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어떤 식습관이든 개인의 신체와 생활 습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따라 한다면 여러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식습관을 위해선 단기간의 효과에만 의존하기 보다 무리하지 않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실천하는 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