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책을 읽는 걸까?

이시연 기자

책을 읽지 않는 요즘 사람들

지하철을 타서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가장 흔하게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은 핸드폰을 계속 보거나 졸고 있는 사람들이다. 특히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 1> ▲서울 지하철 1호선 전동차 내부. (출처: 조선일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 4월 16일 발표한 ‘2023 국민독서실태’를 발표했다. 이는 최근 1년 이내 1권 이상 책을 읽은 비율을 나타내는 통계자료로, 현재 우리나라의 독서율에 대한 통계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지표다.

본 통계에서 성인의 경우 종합독서율은 채 절반에 못 미치는 43.0%였고, 종합독서량은 3.9권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2년 전 조사된 ‘2021 국민독서실태’ 의 수치에 비해 각각 4.5%포인트, 0.6권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본 통계에서 성인의 경우 종합독서율은 채 절반에 못 미치는 43.0%였고, 종합독서량은 3.9권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2년 전 조사된 ‘2021 국민독서실태’ 의 수치에 비해 각각 4.5%포인트, 0.6권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진 2> ▲역대 성인, 학생 종합독서율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독서율 관련 통계는 꾸준히 감소 추세였다. 위 표를 보면, 1994년부터 성인의 독서율은 감소 추세를 보여왔고 2023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1년의 수치만 보더라도 성인의 71.4%가 책을 읽었다 응답하였지만 현재는 그 3분의 1 정도에 해당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017년 발표된 oecd 월간 독서 통계를 살펴본다면 성인 1인당 미국 6.6권, 일본 6.1권, 중국 2.6권에 비해 한국은 눈에 띄게 낮은 수치인 0.8권으로 조사되었다.

왜 우리는 책을 읽지 않을까?

<사진 3> ▲독서 장애요인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마찬가지로 2023 국민독서실태의 조사에 따르면, 독서에 장애를 끼치는 요인 중 가장 큰 것을 차지하는 건 시간 부족이었다. 시간 부족 이후 ‘책 이외의 매체를 사용한다, 습관이 잡히지 않았다, 다른 활동을 즐긴다’가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장애요인 중 하나는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였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다

박민서(20) 씨는 현재 대학생으로, 어린 시절에는 독서를 취미로 삼을 정도로 책 읽기를 즐겼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런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박민서 씨는 “어릴 때는 책을 많이 읽었는데, 왜 성인이 된 지금은 독서에 시간을 투자하지 못할까?”라는 질문에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는 책 한 권을 읽는 데 대략 세 시간이 소요되지만, 최근 학업과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그러한 시간을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독서량 감소의 원인과 유사하다는 점을 느꼈다.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도 물어본 결과, 박민서 씨는 “주변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자주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일 년에 한 권을 읽을까 말까 고민할 정도로 독서와 거리가 멀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독서의 저조한 이유로 시간 부족도 있지만, 유튜브 숏츠나 릴스와 같은 자극적인 영상 매체들이 독서의 매력을 감소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민서 씨는 “책은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 필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책의 문어체적인 특성과 작가와의 독특한 상호작용이 현대인들의 사고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박민서 씨는 “시간적 여건만 된다면 책을 꼭 다시 손에 쥐고 싶다”고 소망을 표현했다.

책을 읽는 사람에게 물어보다

김가현(20) 씨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두세 권의 책을 읽는 ‘독서 덕후’이다. 박민서 씨와의 인터뷰 이후, 김가현 씨와의 대화에서는 자연스럽게 독서에 소요되는 시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일주일에 대략 10시간 내외를 독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김가현 씨의 주변 사람들은 어떤가? 그는 “주변에서 독서하는 사람을 찾기 매우 어렵다”고 실감한다고 전했다. 특히 독서를 취미라고 이야기했을 때, 돌아오는 신기하다는 반응을 느낄 때마다 그 사실을 더욱 실감한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의무가 주어져야만 책을 읽는 것 같은데, 성인이 되면 주변에서 억지로 시키는 사람이 없으니 독서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마지막으로 김가현 씨는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그는 “독서는 자신의 세계를 꾸준히 넓히는 활동이며,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말로 책을 읽는 사람이 없을까?

하지만 인스타그램 속에서 검색을 해보면 독서와 북스타그램 같은 검색어는 많은 게시물에 포함되어있는 것 역시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많은 만큼 책을 실제로 읽는 사람도 많은 것일까?

<사진 4, 5> ▲인스타그램 내 해시태그 검색결과

<사진 6> ▲ 2024 서울국제도서전 현장 (출처: 뉴시스)

지난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닷새간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 은 독서율이 보여주는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라는 주장에 정반대 의견을 보여주었다. 올해 도서전은 작년 13만명의 방문객을 넘어선 약 15만명이 방문하였다. 또한 도서전을 방문한 이들 중 대기가 너무 길어 입장을 포기했다는 후기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2023 국민독서실태’에서 알 수 있던 저조한 독서량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달라진 시선,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 ‘문학동네’의 편집위원인 강지희 교수와 해당 주제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는 북스타그램이나 도서전에서 쏟아지는 호응이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는 소비 현상과는 결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문학, 즉 독서를 즐기는 것은 인디 문화를 즐기듯 독특한 취향을 드러내는 표현 방식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현대 젊은 층에게 도서가 단순한 지식 전달의 수단을 넘어 세련된 굿즈 상품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독서가 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요 매체가 활자에서 영상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덧붙이며 인터뷰를 마쳤다. 그의 통찰력 있는 의견은 독서의 새로운 의미와 방향성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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