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외국인 유학생의 고충

한국이 세계화가 되면서 한국으로 유학 오는 외국인 비중이 증가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이 발표한 ‘2023-2024 대학교육 통계 자료집’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대학원 포함)은 총 12만8,107명으로 2021년 대비 2만7,607명(27.5%)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10만500명 △2021년 9만7,477명 △2022년 10만5,068명 △2023년 11만3,067명이다.

외국인 유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유학생은 타국 생활의 어려움을 돕는 제도의 존재를 몰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적 어려움 호소 건강보험제도 존재를 모르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정신적으로 외롭고 힘들 때가 많다.” 서울 소재 대학에서 재학 중인 텟 츠 웨이(22)씨는 고국인 미얀마에서 나와 공부하는데 의지할 가족이 곁에 없다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사진1> ▲ 한국에서 정신적 어려움을 겪을 때 상담하는 곳이 주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또는 국적이 같은 친구이다. 외부 또는 공식적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적다. (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실제로 문화 차이로 인해 외로움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가 많다. 계명대 공중보건학과 이형우 교수는 지난 2023년 ‘유학생의 건강행태 및 학업스트레스가 우울에 미치는 요인’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 외국인 유학생 328명 중 ‘우울 상태’로 해석되는 21~24점에 해당되는 유학생은 11.9%, 25점 이상의 ‘심한 우울’ 상태는 24.7%로 나타났다. 외국인 유학생들의 전체 평균 우울점수는 17.94점(60점 만점)으로 이는 동일한 척도로 조사한 중국 내 유학 중인 한인 대학생(13.83점)에 비해 높은 우울 수준을 보였다.

현재 한국은 국내에 체류하는 재외국민과 외국인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당연가입 된다. 이들도 보험료를 납부하면 대한민국 국민과 동일한 보험급여 혜택을 받는다. 건강보험에 가입한 외국인 주민이 조현병, 우울증, 불안·강박장애 등을 진단 시 진단서 및 영수증 등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치료비를 지원받는다.

건강보험 의무가입이 있지만 건강보험 제도를 몰라 가입하지 않은 유학생들도 있다. 202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국내 체류 아시아 유학생의 건강 실태 및 정책적 함의’를 발표했다. 그 결과,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있는지 몰라서 가입하지 않았다’고 답한 유학생이 18.8%로 ‘보험료가 부담된다(37.5%)’는 응답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정신적 어려움을 겪을 때 누구와 상담하는지 조사한 결과,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또는 국적이 같은 친구와 상담하는 경우(40.1%)가 가장 많았다. 본국에 거주하는 가족·친척·친구 등과 상담하는 경우(37%)가 그 뒤를 이었다. 공적 관계인 학교 관계자와 관련 부처 등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담하는 모습은 드물다.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안내가 필요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어가 서툴러 한국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다. 월드 베네딕트 소피 테나스(23)씨는 노르웨이에서 한국에 온 지 4년이 됐다. 그는 처음 왔을 때를 떠올리며 “외국인 등록증을 어떻게 신청하는지, 어떤 사무소를 찾아가야 하는지, 나중에 일하려면 무엇을 신청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팸플릿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이 대한민국 유학을 하려면 비자 신청을 위해 복잡한 서류준비를 해야 한다. 법무부의 사증발급안내매뉴얼에서 안내하는 제출 서류는 ‘사증발급 신청서, 사진, 여권사본, 교육기관의 사업자 등록증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러한 법무부 안내와 일선 학교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다른 경우도 있다. 부산 지역 A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 출신 국가에 따라 요구 서류가 다르다. 법무부 매뉴얼보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더 많다.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을 위한 정보도 부족하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20년 ‘대학원 학위과정 외국인 유학생의 진로선호 탐색과 인적자원 활용 방안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들은 기업・직장 정보와 구인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취업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고용된 외국인 전문 인력의 경우 단기 체류하는 경향이 있으며, 부족한 한국어 능력과 한국 문화 이해도가 낮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고등교육 기관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고등교육 기관 진로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외국인 석박사학위자들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석사 출신의 경우 한국 대학의 일자리 또는 취업비자정보 제공, 지도교수의 진로상담 등에서 불만을 드러냈다. 대학의 외국인 진로전담 인력 여부에 대한 질문에서도 부정적 인식이 높았다.

대학 생활 3년 차인 미얀마에서 온 케이(24)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주거 보조금이나 장학금 등 중요한 정보가 한국어로 대학 웹사이트에 개재돼 많은 기회를 놓쳤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학생이 더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개선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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