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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사웹진
김진솔 기자

<사진1> ▲ KBS 2TV ‘싱크로유’에서 AI 보컬과 실제 가수 보컬 구분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KBS 2TV)
‘우리는 AI 보컬과 진짜 가수의 보컬을 구분할 수 있을까?’
KBS 2TV 프로그램 ‘싱크로유’는 이 물음을 주제로 삼았다. AI 보컬 커버 기술을 사용해 AI와 실제 가수의 커버를 듣고 구분하는 것이 방송의 주된 내용이다. 음악 산업의 새 전환점으로 주목받는 AI 보컬 커버는 이처럼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그 이면엔 창작자 권리 침해와 예술의 본질 훼손 관련 우려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AI 보컬 커버를 둘러싼 전망과 우려가 교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AI 보컬 커버란 무엇인가?

<사진2> ▲’AI 보컬 만들기’ 구글 검색 결과 화면. 일반인도 쉽게 AI를 활용해 커버곡을 만들 수 있다. (출처: Google 캡처)
최근 AI 음성 합성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제 가수 목소리를 학습하고 모방해 음성 생성이 가능해졌다. 이 기술은 방대한 음성 데이터를 가지고 딥러닝 알고리즘이 가수의 발음, 억양, 감정 표현 등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창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을 통틀어 AI 보컬 커버라고 부른다.
AI 보컬 커버가 인기를 얻으며 음성 합성 모델을 직접 사용 가능한 웹 기반 서비스도 다수 등장했다. 일반 사용자도 플랫폼에 음원을 입력하면 손쉽게 AI 커버를 만들 수 있다. 덕분에 AI 보컬 커버는 유튜브, 틱톡 등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사진3> ▲ 천만 조회수를 기록한 AI 보컬 커버 영상들. AI 커버곡의 인기를 보여준다. (출처:Youtube 캡처)
AI 보컬은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도 손쉽게 제작할 수 있어 대중성을 띤다. 일부 커버 영상은 원곡보다 더 정제된 음색과 안정적인 음정을 구현해 기술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런 흐름 속에서 AI가 기존 보컬 산업을 대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AI 보컬 커버, 그 발전 가능성은?
AI 보컬 커버의 기술 발전에 대해 전문가는 신중하게 평가한다. 협성대 실용음악 전공 조한샘 교수는 “AI 기술의 진보가 음악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이제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 보컬 커버 기술은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분야이며,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을 넘어 일반적인 보컬리스트가 표현하기 어려웠던 음역이나 속도, 음색의 뉘앙스까지 쉽게 구현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4> ▲ Mnet ‘AI 음악 프로젝트, 다시한번’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거북이의 무대 영상. 고인이 된 김현식 씨의 모습을 홀로그램, 목소리는 AI로 구현해 무대를 꾸렸다. (출처:Mnet)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의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가 있다. 가상의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보컬리스트들이 구현하기 어려운 요소와 퍼포먼스를 완벽히 소화하며 대중 인기를 얻었고 세계적인 무대에까지 올랐다. AI 기술은 더 나아가 고인이 된 실제 가수의 목소리를 재현한다. 2020년 말 ‘AI 음악 프로젝트, 다시한번’이란 프로그램은 AI 기술을 사용해 고인이 된 가수 김현식 씨와 거북이의 터틀맨을 그대로 구현했다. 이 영상은 조회수 1399만 회를 얻으며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외에도 고인의 새 곡을 만들거나 미완성 작품들을 완성하는 데까지 그 영역이 방대하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방식의 음악 실험이 가능하다. 창작 문턱이 낮아지면서 더 많은 이들이 음악 제작에 참여할 기회가 생긴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창작자로서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고 말했다.
AI 보컬, 우려하는 목소리

<사진5> ▲ AI 보컬 커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가수 장윤정의 발언 영상 (출처: Youtube ‘도장TV’)
AI의 발전 가능성에는 그 한계도 존재한다. 상명대 뉴미디어음악학과 장민호 교수는 『음악 분야에서의 기술과 빅데이터』에서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물을 정교하게 생성할 수 있지만, 인간 창작자가 창작할 때 발현하는 고유의 직관, 감성, 예측 불가능한 독창성까지 온전하게 재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AI는 예술을 흉내 낼 수는 있지만, 그 본질은 대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수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2024년 3월 도경완, 장윤정 부부의 채널 ‘도장TV’에 공개된 영상에서 장윤정은 AI 보컬 커버를 듣고 “이건 좀 심각하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강조하며 AI 기술의 무분별한 확산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홍익대학교 뮤지컬과에 재학 중인 김현지 씨(20)도 AI 보컬 커버의 확산을 우려한다. 그는 “노래를 부르는 감정, 미세한 호흡 처리나 표현력은 수년간의 훈련을 통해 쌓이는 것인데, AI는 그걸 단 몇 초 만에 복제해 낼 수 있다”며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박탈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특히 “AI가 ‘더 잘 부르는’ 보컬로 소비되는 상황이 반복되면, 인간 보컬리스트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있다”며 “기술의 발전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최소한의 기준과 경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AI 보컬, 법적 쟁점은 어떨까?
AI 보컬은 법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제기된다. 고인이 된 가수의 목소리를 유족 동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법』 제128조는 저작자가 사망하면 유족이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켰을 경우 명예회복 등의 청구가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해당 규정이 존재함에도 유족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고인의 목소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고인의 목소리를 이용해 제작된 AI 커버곡이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킬 경우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있다.
법원은 2018년 누구나 자신의 음성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녹음·녹취되지 않을 헌법상 기본권을 가진다는 취지로 ‘음성권’을 인정했다. 따라서 목소리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음성권 침해에 해당해 헌법 위반의 여지가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AI 보컬,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협성대 조 교수는 AI 보컬의 미래에 대해 “창작자의 예술적 정체성과 감정의 고유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기술 발전이 예술의 본질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와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답했다. 이어 “AI가 인간의 창작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더 풍부하게 하고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술가들뿐 아니라 기술 전문가들, 정책 수립자 모두가 지속적인 소통으로 책임 있는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또한 “창작자들은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다양한 실험이 가능해졌고 창작의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면서도 “기술이 확장한 창작의 자유만큼,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지키는 윤리적 기준 또한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보컬 커버가 음악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기술 발전과 함께 예술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질문도 제기된다. 발터 벤야민은 저서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기술 복제가 예술 고유의 ‘아우라’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예술 작품의 유일성과 시간성, 역사적 맥락이 사라질 때 그 의미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AI 보컬 커버 기술은 지금 그 경계선에 서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