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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사웹진
김진솔 기자
고정된 알바 대신 플랫폼으로 일하는 대학생들

<사진 1 ▲> 본인의 재능을 등록하고 일감을 찾는 긱 워커 중개 플랫폼 (출처: ‘크몽’ 홈페이지)
대학가에 새로운 노동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정해진 시간과 장소의 아르바이트 대신, 플랫폼을 통해 자유롭게 일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확산 중이다. 긱 이코노미는 필요할 때 일감을 받아 단기 계약으로 일하는 경제 형태다. 이런 일을 ‘긱 워크’, 이렇게 일하는 사람을 ‘긱 워커’라고 부른다. 배달, 디자인·글쓰기 등 온라인 작업, 온라인 과외 등 형태가 다양하다.
과외 매칭 플랫폼을 이용하는 대학생 이서윤 씨(21)는 플랫폼 노동의 장점으로 시간 조절의 자유를 꼽았다. 이 씨는 현재 중학생을 가르치며 학기 중에는 주 1회, 방학에는 주 3회로 수업 횟수를 조정한다. 이 씨는 “고정 알바는 정해진 시간에 무조건 출근해야 한다. 그에 비해 (플랫폼 노동은) 내 스케줄에 맞출 수 있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시험 기간에는 학생과 조율해 수업을 미룰 수 있어 편하다”고 덧붙였다.
시간과 공간의 자율성, 그러나 완전한 자유는 아니다
긱 워크의 매력은 유연성이다. 대학생들은 학업 일정에 맞춰 일을 선택한다. 자신이 일할 시간 역시 직접 조정한다. 그러나 모든 긱 워크가 시공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온라인 기반 노동과 달리 배달이나 대리운전 등 오프라인 노동은 여전히 수요 시간대와 지역에 따라 제약이 따른다.
배달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대학생 김지성 씨(22)는 “점심이나 저녁 시간대에 주문이 몰리기 때문에 결국 그 시간에 맞춰 일해야 한다”며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한다기보다는 수요가 있는 시간에 맞춰야 하는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달 지역도 주문이 많은 곳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날씨에 따른 제약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비 오는 날은 주문이 많아 돈을 벌 기회지만,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결국 위험을 감수하고 나가야 한다. 심야 시간대도 마찬가지다. 김 씨는 “밤 10시 이후 주문이 많지만 안전 문제가 있다. 하지만 수입을 위해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긱 이코노미의 자유는 ‘언제든 일할 수 있다’기보다 ‘일감이 있을 때 일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수입은 높지만 안정망 없는 ‘자유의 이면’

<사진 2 ▲> 배달 라이너의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기자회견을 연 공공운수노조의 모습 (출처: 매일노동뉴스)
긱 워크는 일정하지 않은 수입 구조와 복지 부재로 불안정성이 크다. 근로자는 일감이 몰릴 땐 고정 알바보다 높은 시급을 받는다. 하지만 수요가 줄면 수입이 급감한다.
이서윤 씨는 “방학 때는 주 3회 수업으로 월 80만 원 정도 벌지만 학기 중에는 30만 원 선으로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배달 일을 하는 김지성 씨 역시 “시험 기간에 일을 못 나가면 수입이 반 토막 난다. 최소 수입이 보장되는 고정 알바가 그리울 때도 있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복지 사각지대 문제도 심각하다. 대부분 긱 워커는 플랫폼을 통해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근로자가 아니다. 배달 노동자는 산재보험 가입 대상이나 보험료 절반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2025년 기준 최저 휴업급여도 1일 4만 8232원으로 일반 근로자보다 낮다. 김 씨는 “지인이 사고를 당했지만 보장 수준이 일반 알바보다 낮았다”며 “큰 사고 시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과외 플랫폼 등 인적 용역형 긱 워커는 상황이 더 열악하다. 이 씨는 “다칠 위험은 적지만 고용, 건강보험 등 사회안전망에서 제외되어 있다”며 “아파서 수업을 못 하면 그대로 수입이 끊기는 구조다”고 말했다. 플랫폼 노동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제도적 보호의 공백 속에 놓여 있다.
플랫폼의 알고리즘, 보이지 않는 통제
자유로워 보이는 노동 방식 뒤에는 플랫폼 알고리즘의 실질적 통제가 존재한다. 배차 시스템, 평점 관리, 수수료 구조 등은 플랫폼이 정한 규칙에 따라 작동한다. 일감을 선택할 자율성은 있으나 배정 우선순위와 보상 액수는 알고리즘이 결정한다.
김 씨는 “평점이 떨어지면 좋은 주문을 받지 못해 고객 요청을 무리하게 들어줘야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 씨 역시 “첫 수업료의 25%에 달하는 수수료는 협상이 불가능하며, 후기가 나쁘면 매칭이 안 되기에 학생의 요구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충남대 경제학과 윤자영 교수는 이런 현상이 기업의 고용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기업은 직접 고용 대신 중개 방식으로 책임과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며 “학업과 생계를 병행하며 시간 자율성을 원하는 대학생을 책임질 필요 없는 노동력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노동, 가능성과 제도적 과제 사이에서
대학생에게 긱 이코노미는 단순한 부수입 수단이 아니다. 시간과 노동의 통제권을 스스로 쥐는 새로운 일하기 방식이다. 다만 그 자유는 완전하지 않으며 불안정성을 동반한다.
윤 교수는 플랫폼 노동을 단순히 거쳐 가는 일자리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플랫폼 노동을 포함한 비표준 노동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사회보험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단기 플랫폼 노동이 장기적 경력 형성으로 연결되도록 안정적인 첫 일자리 진입을 지원하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이주희 교수는 기존 체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책적 대응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사용자성을 실질적 지배력에 따라 폭넓게 인정하고, 자영업자로 오분류된 종사자에 대한 노동자 추정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회보험 제도를 소득과 플랫폼 거래 관계 기준으로 개편하는 등 기존 보호 체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제도적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제언했다.